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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1.
자연과 친해져 보겠다고 상추를 심었던 적이 있었다. 처음 키워보는 것 치고 상추는 무성하고 씩씩하게 싹을 내주었다. 그런데 기왕이면 보기 좋으라고, 무질서하게 자란 상추들을 뽑아 일렬종대로 줄을 세웠다. 예뻤다. 하루이틀이 지나니 얘네가 또 줄을 이탈했다. 그래서 또 뿌리를 뽑아 각을 맞춰주었다. 그렇게 상추들은 완벽에 대한 나의 반복적인 강박에 파업을 선언하고 다 죽어버렸다. 좀 섬뜩하지만 자연의 본질과 친해지기 시작한 계기였다고 할 수 있겠다. 자연을 인위적인 규격에 억지로 맞추면 생명력이 망가질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으니까. 상추 입장에서 내 줄 맞춤이 얼마나 괴랄했을까 (미안). 우리는 상추 같다. 산업화 이후의 세상은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것을 기계화시켰고, 생물인 우리 스스로도 한 치의 오차가 없이 기능하는 기계로 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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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 25.
매년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든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바깥이 하얗게 덮여있으면 눈을 밟으러 나간다. 밟다 보면 만지게 되고, 만지다 보면 모양이 생긴다. 완성하고 나면 집중했던 만큼 애착이 생겨서 사진을 찍는다. 이상하게 정이 들어서 혼자 밖에 두고 오려면 발걸음이 잘 안 떨어지기도 한다. 매년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든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바깥이 하얗게 덮여있으면 눈을 밟으러 나간다. 밟다 보면 만지게 되고, 만지다 보면 모양이 생긴다. 완성하고 나면 집중했던 만큼 애착이 생겨서 사진을 찍는다. 이상하게 정이 들어서 혼자 밖에 두고 오려면 발걸음이 잘 안 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눈사람은 예외 없이 하루 안에 박살이 난다.
2026. 1. 13.
원치 않게 사회적 라벨이 이것저것 붙는 걸 좀 겪어보다 보니, 사람을 특정한 단어로 묶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굳이 '비표준'이라는 수식어를 쓰는 이유는, 나나 누구를 규정하기 위해서라기보다 '표준'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에 대해 꽤 자주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표준 인간’이라는 말이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특별하다거나, 특이하다거나, 이상하거나 등 여러 의미로 비춰질 수 있겠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비표준’은 어떤 상태나 정체성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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